211222 더 드레서

2021. 12. 23. 17:02

 

 

이번 정동기획이 배우를 정하고, 배우가 극을 정한다고 알고 있는데 더 드레서를 통해서 송썜의 연기관?이 좀 보인거 같았다. 배우는 스크린이 아니고 무대에서 직접 부딪치면서 연기를 보여주고, 마지막까지 무대에서 혼을 불사르고 인생을 마무리 하는 모습. 노먼은 초라한 죽음이라고 했지만 무대를 사랑한 배우로선 괜찮은 죽음이었을지도 몰라.

 

 

그래도 노먼한텐 제대로 된 진심이라도 보여주지 그러셨어요 선생니임ㅠㅠㅠㅠㅠ... 노먼한텐 뭐가 남아있나요. 이제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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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에 노먼 이야기가 없지만, 노먼을 위해 따로 무언갈 남겨둔게 있다 생각했다. 자서전을 다시 서랍에 넣으면서 노먼이 뭘 발견하지 않을까.. 했는데 분장대 앞에 앉아서 엉엉 우는 노먼을 마지막으로 암전이 됨. 이렇게... 이렇게 끝난다고8ㅁ8!!! 노먼한텐 아무것도 없이ㅠㅠㅠ 그래도 맷지는 노먼의 마음을 확인했잖아. 선생님 옆에 있는게 행복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이라 느끼고 있었고, 노먼이 그걸 알아줬기에 무대감독에 대한 언급이 없었어도 마음만은 알았겠지. 근데 노먼은 무어가 있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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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노먼이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선생님의 마음을 몰랐을까? 셰익스피어 희극의 모든 대사를 외우고 있었고, 큰 역도 아닌 언더스터디를 바로 수락할 만큼 노먼도 무대를 꿈꾸고 있었겠지. 그런 노먼한테 선생님은 무대 그 자체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항상 그 옆에 있는 드레서 노먼.

 

사람의 마음은 말로 표현 안하면 모르는게 맞긴한데...... 노먼 옆에서 16년을 지내면서 노먼이 한순간도 진심을 말한 적이 없었...을까? 내가 너무 행복회로 돌리나ㅠ? 

 

맷지는 그래도 여기가 아니더라도 나가서 일할 수 있을거 같은데 노먼은 진짜 여기 아니면 갈 곳이 없어보여서 더 그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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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쌤 처음에 검정 코트에 수트, 중절모, 파이프 담배까지 물고 등장함. 와 나는 첫장면에서 코트를 집어던지고 운 노배우라고 해서 문뒤로 그림자가 비췄을 때 어느 늙은 배우의 등장을 생각했는데 너무 까리하게 나오셔서 놀람; 병원에 실려가셨대매..? 아프셨대매??? 근데 머찌게 등장하셔서 눈빛도 살아있고, 공연해야지. 내가 안하면 누가해?! 말하고 의사들이 그냥 쉬래. 그건 어디가 아픈지 그놈들도 모른다는거야! 말 할 때 목소리에 힘도 있고 그러면서도 꼬장꼬장함이 보여서 확 집중이 되더라. 그러다 소파에 앉더니 갑자기 뿌애앵 하고 울어서 어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연극안해!!! 하고 갑자기 늙어져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장도 잘못하고, 지우면서 엉엉 공연못해ㅠㅠㅠㅠ 첫대사가 뭐였지 첫대사가 뭐였냐고!!!!! 엉엉 이러셔섴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분장을 사실적?으로 한 것도 아닌데 시간이 지날 수록 지치고 변덕스럽고, 그럼에도 무대를 하고 싶은 노배우로 변해가는게 너무 신기했다. 역시...... 배우는 모습이랑 주변 분위기까지 컨트롤 하는 새럼들이야ㅠ 멋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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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싸우면서 이겨내야지!

 

세계2차대전. 폭격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올라가는 공연. 배경은 1920년대인데 어째 지금 시국이랑 딱 맞아떨어졌다. 전쟁이 나도 공연은 올라가는것처럼, 이시국에도 공연을 하고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 쇼 머스트 고온이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불안한 이 시대에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싸우며 이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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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토를 덮어주세요.

 

첫대사가 뭔지, 그 다음 대사는 뭔지. 계속 혼란스러워하다 사모님이 망토를 덮어주니까 선생님 정신이 돌아왔잖아. 기폭제처럼. 마지막 가는 길을 배우처럼 걸어가란 의미에서 망토를 덮어준거 아니었을까. 남편보단, 한 극단의 배우를 기리는 의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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