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27 수레바퀴 아래서

2023. 7. 28. 15:05

 

오 이게 얼마만에 올리는 연뮤후기.

 

헤세는 내취향이 아니라 별 기대 없었는데 재밌게 매우 재밌게 존잼으로 개존잼으로 보고 왔다. 엄격한 규율의 신학교에서 자유를 찾아 꿈꾸는 학생들 이야기. 사실 플롯 되게 뻔하고 익숙한데 이게 올여배극이잖아요. 미쳤잖아요. 원작 그대로 남배로 올렸으면 음 많이 보던 이야기군. 그렇군. 익숙하군. 배우들 잘하네 하고 그냥 나왔을텐데 여배로 올라오니까ㅏㅏㅏ 하 그거 알죠? 보는 사람이 다르게 다가오는거 알죠???? 알을 깨고 나가는 여배극 귀하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일러 떠나고 한스 혼자 바닥기면서 보는데 이거 진짜 남배극에서 많이 본 연출이고 구성인데 일케 여배로 보니까 음청 짜릿하다. 올여배극으로 하자고 제안하신분 누군지 모르지만 칭찬스티커 받으세요. 

 

두 주인공이 여배인데 조연도 여배임. 루치우스 같은 캐릭터를 여배로 본다는게 하 개좋았음. 방방뛰는 성격에 인정받고 싶어서 주인공이랑 갈등일으키는데 이기지 못하고 쒸익쒸익거리면서 뒤로 물러나는데 나름의 서사도 있고 후반에 속으로 박수쳐주는 조연남캐 머릿속에 수십명이 지나가거든요. 근데 이걸 여캐가 한다? 여캐스펙트럼이 이렇게 넓어진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 서사를 온전히 여자가 끌어가는데 그와 관련된 주변인들도 여캐임. 개좋음 그리고 주인공을 압박하고 가스라이팅하는 인물도 여캐야....(미침) 교장선생님 정말 무섭고 가스라이팅 잘하시네요... 정말.... 정말 무서웠네.

 

성비 맞추고 이야기 풀어나가는 극도 좋지만 정말 주인공도 여배고 주변 인물도 여자고 그들을 둘러싼 환경도 여자인거 재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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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고했지만 까지 못했던 하일러와 다섯번 외치고 교장을 까버린 한스. 친구가 생기길 원했고 자유를 꿈꿨지만 만나지 않았던게 한스를 위하는 길이었을까 고민하는 하일러와 담을 넘기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한스. 독방에서 고민하던 하일러한테 한스만의 말로 하일러 위로해주는 순간이 너무 좋았다. 모범생 한스로 안절부절하며 살아갔을테지만 더이상 그렇게 살지 않을꺼라고. 그리고 한스는 전부터 뗏목위에서 낚시하는걸 좋아했으니까. 그 때 느꼈던 해방감을 하일러가 다시 알게해줬으니까. 이게 쌍방구원이고 쌍방성장물이자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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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한스 어쩜 그렇게 한스처럼 생겼지(?) 뗏목위에서 낚시하는걸 좋아하는데 가문을 위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다가 점점 자유에 눈을 떠. 까라고해(소근) 하던 한스가 전혀 하지않을 바지손하고 주변 둘러보는게 여유가 생겼구나. 그런 한스를 보며 앞으로 너의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을거라 말해주는 하일러. 학교 돌아와서 한스 막아주며 시 낭송하는 하일러 머싯다. 교복 단추도 다 풀어헤치고! 당당하게!!! 외치는 하일러 넘 멋있었다.

 

낙원하일러는 바람처럼 떠나더라. 친구를 만나고, 친구를 통해 성장하고 자기가 정말 쓰고 싶었던 시를 쓰기 위해 떠난 하일러. 신학교에도, 어쩌면 한스한테도 일말의 미련없이 후련하게 떠나서 남겨진 한스가 방황하는것도... 이해되더라. 자기한테 영감을 주고 홀연히 떠났으니 가슴 한구석이 뻥 뚫렸을듯. 친구래매ㅠ 친구래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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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가 두통을 느낄때마다 휘파람?소리같은게 나서 헤르츠클란 잠깐 생각남. 수도원이라서 나르치스도 생각나고. 헤세극의 공통점이 주인공이 바람소리를 느끼는건가 했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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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프했을때 성별이 달라진다고 단어를 바꾸면 역할에 성별을 구분짓는거 같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소년' 단어를 소녀로 바꾸지 않아서 좋았...는데 연출님의 뜻이 있었구나. 남자, 여자이기보단 그냥 학생들이었음 좋겠다고. 청소년이란 단어가 있으니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고 ㅇ0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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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보니까 쇼놋 여배알제 더 보고 싶어짐. 된다고... 여배알제 된다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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