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26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어릴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렇다.
늙어서도 그러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 있을 의미가 없다.
1. 중반까지는 뚱하게 봤다가 후반부 되서 울다 나옴. 집 오는 길에 내용 곱씹다 특별한 내용아니고, 어쩌면 뻔하디 뻔한 이야기인데 거기에 울고왔다거8ㅁ8!?!? 하고 괜히 억_울(???)했다가 보편적인 이야기가 주는 울림이 있지. 애절한 사랑이야기에 모두가 빠지고, 가족 이야기만 나와도 울컥하는것처럼.
그리고 무엇보다 한수역의 박윤희 배우가 진짜 연기를 너무 잘해서ㅠㅠㅠㅠㅠㅠ 아부지 우는데 나도 같이 따라 울음ㅠㅠㅠㅠㅠㅠㅠㅠ 자식 먼저 잃은 부모의 마음은 내가 1%도 헤아릴 수 없지만... 자신을 자책하는 그 마음이 너무 아팠고,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입방아에 계속 오르내리는게 싫었던 더 그 마음도... 자기 아들은 이미 죽었는데 두 번, 세 번 더 죽이게 되는 그 상황 자체가 싫었을 아부지 마음이8ㅁ8........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아들을 죽게 한 원인 중 하나가 자기때문이란 죄책감도. 이 모든걸 표현한 박윤희 배우 연기가 증말... 좋앗다... 그 연기를 보고 얶턲게 안울어...
모든걸 다 털어낸 후에 토끼옷을 입고 무지개를 보며 원식아,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하는데 또 울엇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쒸익... 날 자꾸 울려 쒸익(?)
2. 우리는 이야기를 해야한다. 10년동안 쌓아놓기만 하고 풀어낼 시간이 없었어. 풀어내야 해.
할아버지, 병식의 말. 아직 감정을 갈무리 하지 못한 한수와 다르게 할아버지는 원식을 계속 기억하려 해. 그게 원식을 기억하는 방법이었겠지.
3. 병식의 말 처럼 이 극은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남겨진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슬픔과 그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고, 감정을 해소하는지. 서로 말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만 쌓아둔 감정은 가시가 되서 자기를 찌르고 비틀어져서 타인에게 향한다. 다들 자기때문이란 죄책감, 원식이 보고싶은 그리움, 후회를 꽁꽁 안고 살아왔겠지. 감정이 고이고 곪은채 피가 줄줄 흐르고 있음에도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 비가 오고 천둥이 쳐 정전이 되서 눈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제서야 그들은 그 마음을 하나 둘씩 꺼내놓는다. 눈 앞이 보이지 않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4. '폐관'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이 있다. 슬프고 아쉬우면서도 그 공간에서 지낸 추억들을 다시끔 생각하게 되면서 한 번 웃어보고. 어딘가 싱숭생숭한 마음이 드는데 여기 사람들은 축 폐관 이란 플랜카드를 걸어놓는다. 폐관이 축하할 일인가, 싶지만 마지막에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새로 시작하는 이들에겐 축하할 일이긴 하다. 공간이 없어진다해서 추억이 없어지는건 아니니까.
5. 극이 다분히 일상적이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이고, 어딘가 촌스럽고, 스토리도 예상 가능하고, 성소수자를 특별하게 그리진 않지만 말투나, 제스처에서 게이를 일반화하는게 보이고, 희원 캐릭터의 쓰임도 맘에 안든다. (나는 처음 희원이 등장했을 때 직업이 은행원인줄 알았는디 아니엇드라^^........... 굳이 영화관에서 일하는 사람 옷을 그렇게 입힐 이유가..?) 계속 외모지적하는것도 맘에 안들지만... 위에도 썼지만 보편적인 이야기에서 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또 말하지만 박윤희 배우가 연기를 너모 잘해꼬...!
볼말 고민했는데 역시 모든건 내가 보고 직접판단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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