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04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2022. 8. 5. 15:51

 

마지막 파도소리에 서핑하는 시몽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파도소리가 잦아들때쯤 바다를 바라보는 클레어의 뒷모습이 보였다. 심장이식으로 성격이 변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믿진 않지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파도소리가 또 심장박동처럼 들릴 수 있으니까.

 

극 자첫때는 서핑부분이 되게 길었던거 같은데 자둘, 자셋 할수록 그 부분이 더 짧아지는거 같다. 왜디! 극 중에서 제일 재밌는 부분은 수술 시작~마지막장면이지만 극을 보고 나오면 시몽을 더 생각하게 된다. 암전 후 파도소리를 들려줘서 그런지, 처음에 봤던 시계가 마지막에도 보여서 그런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이라 그런가. 극 중에선 나오지 않았던 시몽의 삶이 궁금해진다. 시몽은 어떤 아이였을지. 어쩌다 서핑을 시작한걸까. 마리안과 션과 함께 바다로 가서 첫 서핑을 했을까? 왜 하필 '파도'를 타고 수평으로 오르는 일을 좋아했을까. 여러생각이 스친다.

 

-

 

파도. 거친 삶의 행적, 고난과 역경을 뜻하기도 하는 파도가 이 극에선 '생명력'을 말한다. 철썩, 철썩 부딪히는 소리가 살아있는 심장박동 소리와 닮았고 높게 올라오는 파도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바다가 아니고 '파도'여서 좋다. 거칠게 밀고 들어왔다 하얗게 거품을 내며 빠져나가는 순간까지. 정적과 동적을 같이 품을 수 있어서.

 

-

 

김상욱 교수님이 사람이 죽으면 몸을 이루었던 원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떠돈다고 말하셨는데 시몽도 그렇게 여기저기 여행을 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바다에 닿았을지도.

 

-

 

상규배우가 표현하는 떨림이 좋았다. 긴장감에 손에 땀이나고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지만 잘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다독이던 행동들. 손을 털고 심호흡을 하면서 진정시키지만 은은하게 얼굴에 나타나는 기대감. 시몽이 바다로 뛰어들기 직전. 줄리엣과 마주했을 때. 수술대 앞에 선 비르질리오.

 

-

 

트리레볼은 오랜 의사생활을 해서 자기 세계에 갇힌 의사였고 지현레볼은 퇴직이 얼마남지 않은 의사였는데 상규레볼은 꾸며내는 말을 잘 못하지만 할 말은 바로하는 사람 같았다. 자발적 아싸의 느낌도 있더라. 꼬르델리아가 인사했을 때 아..네.. 예.. 하고 물러나는게 대인접촉을 피하는? 느낌이었음.

1959...?6...? 죽음의 재정의 이야기하면서 레볼 언급할때마다 앞주머니 손 넣고 건들건들 움직이면서 레볼 표현해주더라곸. 꼭 서술자가 레볼을 놀리는거 처럼. 너 지인짜 그 자리에 있고 싶었지~? 근데 넌 거기에 있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레볼이 진짜 거기 없었던게 아쉬웠나 싶었음ㅋㅋㅋㅋㅋ

-

나는 토마가 건조하지만 공감능력이 짙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상규토마는 좀 달랐다. 가족들에게 장기기증을 이야기하지만 감정적으로 설득하지 않고 최대한 건조하게, 하지만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감정을 이끌어 내는 사람. 션이 울면서 화를 낼 때도 그럴 수 있다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근데 상규토마는 고개를 푹 숙이기도 하고, 눈을 질끈 감으며 한숨 비슷한걸 쉬기도 하더라. 상규토마는 자신의 감정을 내비치더라고. 어려우면 어렵다고도 말하고. 션이 마지막에 눈은 안된다는 말에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눈을 떴는데 눈물이 가득 고였더라고. 거기서 션과 마리안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과 두 사람에 대한 감사가 같이 보여더라. 

 

-

 

그니까 낙하산인거네? 이 대사후 바로 비행기 소리 나오면서 장면전환 되는거 진짜 좋아했는데 수술하는데 모피가 되겠ㄴ... 페이드아웃처럼 전환 되더라고. 자둘하니까 장면이나 캐릭터 전환을 그라데이션처럼 자연스럽게 바뀌는걸로 하는데... 좋은점도 있는데 그러면서 말이 좀 길어진거 같고... 정동때 간결, 정확, 건조! 해서 좋았는데 그 부분이 쪼오금 아쉽^.ㅜ

': 기록용 후기 > ★ 2 0 2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807 더데빌 콘서트  (0) 2022.08.09
220805 니진스키  (0) 2022.08.08
220730 모래시계  (0) 2022.08.01
220728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0) 2022.07.29
220724 사의찬미  (0) 2022.07.27

BELATED ARTICLE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