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11 붉은낙엽

2021. 12. 13. 17:28

 

길거리를 덮힌 붉은낙엽.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모른채 쌓여있는 낙엽들.

우리 가족은 붉은 낙엽에 뒤덮여 있었다.
우리 가족을 덮친 그 흉흉한 낙엽들을 어떻게 쓸어 버려야 했는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지미가 범인이 아니라는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알고......있었다기보단 아닐거 같았다. 말을 얼버무리고 에릭한테 거짓말을 해서 에릭이 지미를 의심하고 있었지만 그건 에릭의 시선이었으니까. 시놉에서 용의자로 추정된다고 말하고 증거물이 지미라고 말하고 있으면 꼭 다른 사람이 범인이더라고ㅎ 에릭한테 아빠는 나 믿어? 말한거랑 중후반부에 컴퓨터에 사진이 발견되고 바닥에 자기 머리를 쾅쾅 내려치면서 나 진짜 아니라고!!!! 말하는거 보고 지미는 진짜 아닐거 같았어. 숨기는게 있긴한데 그게 자기가 범죄를 숨기는거 같진 않았어.

 

에이미를 보러 간다고 해놓고 옷을 차려입은거보면 에이미는 핑계일거 같긴했는데...... 근데 범인이 진짜 그럴줄은 몰랐다^.ㅠ..... 에릭이 계속 의심하며 주변 인물들을 보는것처럼 나도 주변인물들을 의심해서 보게 되더라. 에릭이 형을 찾아가서 말했지만 진짜 에릭의 형이 범인일까? 생각도 들더라. 골치거리가 해결되겠다, 란 말을 듣고 아... 진짜인가? 했는데 총소리가 나서.....Aㅏ.......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형도 아니구나 싶었어.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 되는것처럼 보였고, 지미가 아빠한텐 가도 돼? 라고 했을 때 바네사가 안된다고해서 그 후로부터 시간이 좀 지난줄 알았어. 바네사와 지미가 다른 곳에서 따로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카렌이 다시 나오길래 지미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러 온 줄 알았는데 또 총소리가 나는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걸 보고 다음 장면은 바로 예상이 가능했다. 그리고 암전, 그리고 나온 생각치도 못한 진짜 진범.

 

-

 

이래서 총기소지가 합법인게 무서운거야(?)

 

-

 

의심이란게 참 무섭다. 작은 의심으로 진실을 찾을 수 도 있으면서, 의심으로 인해 무너지기도 한다. 12인의 성난사람들에서 의심의 여지가 생겼다,고 말해서 판세가 달라졌다. 자기가 알고 있는게 다르다는 의심. 거기서 출발하는 다른 생각. 그래서 또 다른 결론에 다다를 수 있지만 붉은낙엽에서 의심은 균열을 만들었다. 금이 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원했다던 에릭. 작은 금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걸 미리 예상했기 때문일까. 

대화가 잘 통하는 가족이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까. 서로 잘 몰랐기에 의심이 불씨가 된거겠지. 신뢰가 있었으면 에릭이 지미를 의심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넌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해서 의심의 싹이 튼걸까.

 

-

 

가족간의 이야기 단절, 자기만 아는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 어리숙하게 자란 형. 특히나 아버지가 넘나..... 주위에서 자주 보는 하이펄리즘...... 꼬장꼬장하게 나이든 아버지여서......... 배경이 미국 아니고 한국인줄 알았음ㅎ 진짜 사람 사는거 다 똑같아

 

-

 

완규배우 대사치는 말투가 익숙해서 어디서 봤더라.. 아까 출연진 필모에선 내가 본 극이 없는데. 내가 연극을 자주 보는게 아니()어서 익숙할리가 없는데 후반부에 형한테 울면서 소리치는게 진짜 넘 익숙해서 뭐지뭐지 하다가 갑자기 넓은하늘 무지개...!!!!!! 이게 번뜩 지나감. 나오자마자 찾아봤는데 맞더라고. 오ㅏ 그거 본지가 작년이고 거기선 그냥(?) 나이든 중년이었는데 여기선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처럼 나온다고. 오ㅏ....... 대단쓰

 

-

 

무대퀄이 굉장히 굉장히 좋았다. 어느 집안의 거실, 커튼으로 쳐진 막, 한 쪽에 있는 벤치와 나무. 점점 바닥에 쌓여가는 붉은 낙엽들. 집의 거실이었다가, 술집이었다가, 요양원이었다가 형의 집이었다가. 단순하면서도 장소 구분이 딱 되고, 진짜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좋은 집으로 보여서 좋았어. 사람들은 부러워했지만 그 안에선 정 반대의 상황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 기록용 후기 > ★ 2 0 2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1216 더데빌  (0) 2021.12.18
211212 천사에 관하여 : 타락천사편  (0) 2021.12.14
211210 더데빌  (0) 2021.12.13
211203 뱀파이어 아더  (0) 2021.12.06
211121 이토록 보통의  (0) 2021.11.24

BELATED ARTICLE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