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6 연극 아들(르피스)

2020. 10. 22. 15:58

연극 아들(르피스) / 이석준 강승호 정수영 양서빈 송영숙 안현호

 

 

타인에 대한 이해. 객석에 앉아서 제 3자의 입장으로 보는 내가 그 상황에 들어가면 그 때도 같은 심정으로 등장인물을 대할 수 있을까.

 

 

 

주변에, 우울증을 앓는 친구가 있었다. 우울증이란게 밑도 끝도 없이 그냥 푸우욱 가라앉으니까. 내가 힘을 내고 싶어도 힘이 안나고 그냥 허우적거리는 병이라 너 왜 그렇게 의지가 없어? 란 말을 하면 안된다 했다. 극 중 내내 나오는 물소리처럼. 물 속에서 나가려고 허우적 거릴수록 점점 더 가라앉는 마음. 그래서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했다. 피에르가 니콜라한테 쏟아내는 폭언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계속 혼자 다짐했는데 나도 그게 안됐다. 아프지, 아픈 애지.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나도 인간이고 피에르말처럼 참는데 한계가 와서 친구한테 말했다. 나는 안될거 같다고. 너도 바라는게 있는데 나는 네가 원하는걸 더이상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나도 친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니 친구한테 그랬겠지. 피에르를 보며 그 때의 내가 막 생각이 나는데... 내가 배려해서 그랬다한들 친구한텐 버겁게 다가왔을거란 생각이 다시 들었다.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공감은 안된다...는 말마냥 친구한테 든 감정이 그거였다. 머리로는 대충 이해가 가다가도 왜? 이런 생각이 자꾸 튀어나와서 우울증 관련해서 이것저것 검색도 해보고 자료도 찾아보고 그랬다. 그 땐 진짜 단순한 궁금증이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지? 왜 그러는거지? 그럴 때 주변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나도 모르겠어서 찾아봤는데 찾았는데도 모르겠다. 자기합리화가 맞지만, 그래서 나는 그럴 사람이 안된다라 생각해서 관계를 끊어냈다. 

 

 

그러고서 피에르랑 소피아를 보는데......... 참.................... 자꾸 과거의 내가 생각나서 그래따............. 그래써............ 나를 자꾸 찌르는거 같았음ㅠ 내가 저렇게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그랬지... 싶다가도. 그러지 않으려고 한 행동도 힘들었겠구나 싶고.

 

 

 

근데 뭐 어뜨케 나는 그럴만한 그릇이 안된다구. 나는 몸도 마음도 튼튼하지 않는 사람이라구!(?)

 

 

 

니콜라 입장에선 모두가 가해자고, 나쁜 사람들이지. 자기를 이해 못해주는 아빠. 자기를 버거워하는 엄마. 자신의 가족을 찢어놓은 소피아. 

 

 

그런데 한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어린시절 아버지한테 받은 상처때문에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 피에르. 이혼의 상처를 감당하지 못한 안느. 제 3자의 입장으로 니콜라를 봤지만 결국 같은 처지가 된 소피아. 다들 제각각의 사연이 있고 그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고 또 현실이 극 중 내용과 다를 바 없으니까 그냥... 가슴만 답답하더라. 그들이 잘못하지 않았다는건 아냐. 니콜라 입장에선 다 가해자인데 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의 사정이 있는게... 이게 진짜.............

 

쩌니 이 변태들...........(결론;??) 

 

 

 

자기가 절대 닮기 싫어하는 사람을 닮아가는건... 만국공통이구나. 절대 아버지 같은 사람은 되지 않겠다는 아버지를 닮아가는 피에르.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는 강박때문에 더 니콜라한테 강압적?으로 대한거 같아. 자기가 받은 상처를 니콜라한테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자기 '딴에는' 열심히었겠지. 니콜라의 상태는 보지도 않고.

 

 

 

니콜라는 계속해서 힘들다고 더이상 못하겠다고 말해. 조심스레 단서하나하나를 던지는데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하지.  객석에 앉은 나는 니콜라가 던지는 단서들이 보이는데 극 안에 피에르한테는 닿지를 않아. 안느한테도.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니콜라의 상태를 맨처음 알아차리는게 소피아야...

 

 

니콜라가 무대를 막 어지럽힐 때... 나는 새집에 온 니콜라가 적응을 못해서 그런거라 생각했는데 샤사방에서 나온 피에르가 아무렇지 않게 무대를 돌아다니는거보고 읭? 함. 눈에 보이지 않는것처럼 그냥 지나다녀. 한 씬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아... 저게 지금 니콜라의 머릿속이구나 싶음. 니콜라의 마음이 저렇게 어지럽구나. 저리 어지러운데 피에르는 제대로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는구나.

 

어지러운 방이 익숙해질 무렵에 소피아가 치워. 설마 저걸 다 치울까? 하는데 진짜 다 치우더라고... 그 다음씬이 소피아가 방에서 칼을 발견했다하는데 소피아가 소품들을 막 치운게 1. 진짜 니콜라의 방을 치움 2. 니콜라의 상태를 알아챔. 두가지 다 해석이 되겠더라 싶음.

 

 

 

피에르랑 소피아랑 바람펴서 결혼한 사이고 안느는 전와이프여서 초반엔 머여?! 머여!?!? 했는데 뭔가 다들 암시롱도 안하고 안느랑 피에르도 그냥 예전일 말하듯 말하길래.. 나도 그냥 아무렇지 않은가보다하고 보고 있었음. 그래서 소피아가 거기서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지 않나 이렇게 봄. 소피아 입장에선 니콜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고 그래도 소피아 입장에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거 아닌가..........란......... 생각으로 보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소피아가 재혼한거잖아. 니콜라가 대놓고 아빠가 결혼한 사람인거 알았냐고 물어봤을 때 응. 이라고 대답했잖아. 니콜라의 우울증의 원인이 부모의 이혼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파티에선 춤을 춰야한다며 니콜라 앞에서 너의 아빠 처음 봤을 때란 말을 어떻게 할 생각을 했지.

 

 

아빠 처음 봤을때, 라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내고 니콜라도 거기서 웃으며 반응 하길래 으잉..? 싶었음. 아빠의 바람 이야기를 이렇게 관심있어한다구...? 같이 웃으면서 춤을 춘다구..? 일단 니콜라가 웃으니까... 웃으니까 거기에 따라가는데 따라가면서도 어..? 어어?? 싶었는데 춤을 추다 갑자기 니콜라 혼자 또 바다속으로 푸욱 떨어지더라.

 

 

거기서도 니콜라는 아빠가 원하는 아들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보여준걸까ㅠ

 

 

엄마한테 다시 돌아가고싶어. 이 말을 했을때 니콜라는 그래. 다시 돌아와. 란 대답을 원했을까. 이유도 묻지않고 그냥 자길 받아줬음 좋겠다 생각했을까. 안느한테 이제 그만하고싶다고 털어놨을때가 니콜라가 제일 진심을 보였던때였을까ㅠ

 

이 장면에선 자식한테서 자기 이제 그만 살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안느입장에서 울었는데 후기쓰면서 또 생각하니... 니콜라는 정말 이 때가 한계치에 다다른거 아니었을까ㅠㅠㅠㅠㅠ

 

 

 

안느 입장에선 니콜라까지 챙기기엔 자기 인생이 더 버거웠던거 같아. 안느도 니콜라와는 다른 우울증을 앓고 있었겠지. 자신도 힘드니 니콜라를 챙기기는 더 힘들었을꺼야. 그래서 정말 힘들게 피에르를 찾아갔겠지. 이 감정이 해결되길 바라면서. 근데 막상 보내고 나니 해결되긴 커녕 모든게 자기 잘못일거란 죄책감이 더 커졌지. 니콜라가 그렇게 간 이후... 안느도... 뒤따라가지 않았을까ㅠ

 

 

 

니콜라가 병원에서 퇴원하고싶다고 할 때 어느 부모가 그 모습을 보고 아이를 병원에 둘 수 있었을까. 니콜라가 퇴원한다 한들 둘 사이가 원래대로 돌아오는것도 아닌데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퇴원시키면 안되는데 싶지만 그 상황에 있는 부모입장은 또 다르겠지. 진짜 자기 가족을 객관적으로 보는게 ㅇ렵지..

 

 

병원씬 이후 니콜라가 다시 돌아와서 더 불안했다. 부엌에 가서 안온다길래 부엌에 칼이 있잖아8ㅁ8!!!! 하면서 겁나 쫄린마음으로 봤는데 아무렇지 않게 차랑 마들렌 가지고 나와서 아닌가? 아닌가? 했다. 엄마랑 아빠랑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모든게 자기 잘못이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니콜라를 보며 괜히 또 불안했다. 그러다 씻으러 가고... 근데 병원에서 안느가 전기면도기 왜 안사줬냐고 울부짖던게 생각나서 욕실엔 자해할만한 도구가 없...없겠지8ㅁ8!!!! 그리고 피에르랑 안느가 말하는 과거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그 때 들린 총소리.

 

아니ㅠ 진짜ㅠ... 진짜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끝날거 같지 않긴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람 마음을 그렇게 풀어놓고 이렇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엽총 장전되어 있던데? 이 대사를 기억하긴 했는데 안느한테 이야기할때도 안느도 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어서... 완전 까먹고 있었는데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놀래서 어깨에 힘을 풀어야지 풀어야지하면서도 힘을 풀 수 가 없었음8ㅁ8........ 안된다며 뛰어나가는 안느랑 덜덜 떨면서 커피잔 놓고 허망하게 걸어가는 피에르 뒷모습이.........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극열전 석옵한테 왜구러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전 후에 니콜라가 다시 나와서........ 아니겠지. 저건 상상이겠지. 당연히 상상이겠지했다ㅠ 킬미 생각도 잠깐 나고... 완성된 소설책 이야기도 하고 그래서 아닌데 이상한데 이상한데!!!! 싶었는데 소피아가 나와서 당신 뭐해? 하는 순간 바뀌는 조명. 글치......... 그렇겠지ㅠㅠㅠㅠㅠ 근데 서로 마주보는 니콜라와 피에르를 보고 갑자기 넥 생각이 잠깐 났다. 피에르도 그렇게 영영 멈춰진 인생을 살게 될까.

 

 

 

이해가 안된다며 제대로 보지 않던 피에르는 니콜라가 떠난 후 니콜라가 한 말을 하게 돼. 숨을 쉴 수가 없어. 살아지지가 않아.

 

 

암전때 물소리? 마냥 나는 브금도 슬펐는데 다 끝나고 객석퇴장음악으로 아이들 뛰노는 소리 나오는건ㅠㅠㅠㅠㅠ 정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한거 아니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니콜라가 가장 행복했던 어린시절. 아빠엄마와 함께 세렝게티 초원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던 9살 니콜라가ㅠㅠㅠㅠㅠ

 

 

 

석옵이 관대에서... 자긴 무대에서 피에르를 연기하고 있지만 인간 이석준이 보기엔 피에르가 놓치고 있는게 자꾸 보인다고. 근데 현실에서 자기 아들들이 그렇게 말하면 자기도 피에르처럼 단서를 자꾸 놓칠거 같다고 이야기 한 걸 보고 이 연극에서 말하는게 이거 아닐까. 객석에 앉은 나는 다 보이지만 내가 그 상황에 들어가면... 같은 상황이 오게 되면 자신은 그러지 않을거란 자신이 있을까 싶어........... 

 

 

지쨔........... 쩌니............ 극인데 현실적이고 현실인데 극인......... 극 너무 잘 가져와................ 쩌니극이 늘 취향은 아니지만 늘 쩌니가 쩌니해서 한 번은 봐야해.........

 

 

컷콜에서 서빈배우 계속 울던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배우들........ 잘챙겨드십쇼........... 건강해야합니다... 건강...마음도 몸도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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