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 죽음의 집
1. '죽음' 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어두운 색상의 포스터때문에 무거운 극일거라 생각했는데 객석 입장하니 푸른조명에 현대(?)적인 디자인의 거실이 있어서 읭? 하고 웃음포인트도 많아서 으이잉? 했다. 내가 생각했던 극 진행방식과 마않이 달랐지만 극 자체가 주는 메세지는 직설적이고 묵직함. 극이 어렵지 않은데 어려워. 우리네 인생은 태어나면서 부터 죽음으로 향하고 있고, 모두 다 처음겪는 일이고 리셋이 안되는 한 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거냐는 물음. 살았는데 죽어있는지, 죽었는데 살아있는지. 하루를 보낸다는것조차 바쁜 시대에 어떻게 살것이냐란 질문이 사치일 수 있지만, 죽으면 다시 돌아올 수 없어.
상호는 죽은 후에야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 해. 운전하다 그냥 길에 내려서 하루종일 코스모스 향을 맡아보고 싶다하고, 유투브도 해보고. 여기저기 놀러도 가보고. 그러다 진짜 죽은걸 알았을 때 다시 말해. 일요일 밤에 출근하기 싫어서 뒤척기리고 싶고, 친구랑 술먹으면서 맨날 하는 이야기 또 해보고 싶다고 하지. 매일 겪었던 일상들을 다시 겪고 싶다고. 올 한해 코로나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일상들이 소중했구나를 깨달아서 그런지 인간은 죽고나서도 후회를 하는 동물이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지만 죽으면 외양간도 고칠 수 없잖아.
2. 극을 보다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답은 그거야 잡혀있는 내 미래의 표를 위해서!!!!(존나)
어떤 거창한 이유보단 하루하루 작은 목표가 모여서 삶을 이루니까. 그리고 가장 큰 그림은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0.00000000000001퍼센트라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feat. 렁스)
3.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헤드라이트를 피해 급히 핸들을 꺾었다. 아무도 없는 도로에서 속도를 내며 달리던 차량은 속력을 이기지 못하고 절벽으로 추락했다. 콰콰쾅. 차가 부숴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고 몸이 산산조각 났다. 아팠다. 아팠다, 라는 단어로 다 설명도 안될정도의 고통이 몰려들었고 이렇게 죽는구나란 생각이 스쳐가고 눈을 뜨니 집 안 거실이었다. 거실? 분명 절벽으로 곤두박질 쳤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절벽과 부숴진 자동차는 온데간데 없었고 거실이었다. 거실. 거실 한가운데 놓인 소파, 테이블. 벽에 걸린 시계. 그리고 기내에서 산 위스키가 옆에 놓여져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난 분명히 죽었는데, 죽었는데 살아있다. 살아있나? 살아있는건가? 놀라서 창문 밖을 쳐다보고 거실을 서성이다 다시 위스키 옆에 누웠다.
동욱이랑 영권이.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는데 친구들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친구들. 얘들이면 내가 겪은 상황을 믿어주겠지? 믿어줄까? 모르겠다. 일단 전화, 전화부터 하자.
갑자기 친구들이 보고싶어졌다.
4. 관조자 입장으로 극을 보다가... 마지막에 동욱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는게 어딨냐고 상호 붙잡고 우니 그 때 동욱한테 확 이입이 됐다. 일에 지쳐 살다가 친구 이야기도 제대로 안들어주고. 들어야할 말이 있는데 이렇게 눈 앞에 있는데 얘가 진짜 죽은 사람이라니. 어떻게 이래. 어떻게 이럴 수 있어.
5. 죽었는데 다시 살아난건 생에 미련이 있어서일까. 소중한 사람들과 술 마시고 놀고 춤추고. 대단한일도 아닌 소소한걸 해보고 싶어서 한을 풀기 위해 다시 살아나서 그 집에 모인걸까. 죽었으니까 못할말이 없다며 다 감정을 풀고 가기 위해 저승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거치는 장소였을까.
6. 산 사람은 살아야지.
죽은 자가, 살아있는 사람에게 해주는 말.
7. 영권과 문실 사이에 낀 형훈동욱 표정이 너무 하이펄리즘이엇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첨보는 사람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부상담 받고 있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곤_란 곤_혹 난_감한 표정으로 가운데 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죽었다는 이야기하면 아..또..! 저이야기..! 하면서 이 악무는데 화는 못내고 어우야근까지하고 와서 힘들어죽겠는데 이 인간들은 무슨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고 아 그냥 빨리 집에가서 발닦고 자고 싶은데 왜 나는 여기에 있는거고 어휴 친구새끼 진짜. 를 함축판 표정.
표정 너무 하이펄리즘이라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다^^ 하얀형훈 연기보는거 정말 재밋어따!!!!
8. 그리고 하얀형훈 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되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추는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춤 잘추는 새럼인지 몰랐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식간에 클럽되는데 웃겨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노래 끊겼는데도 계속 춤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봐?해봐? 해본다?! 하고 춤추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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