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26 스모크
드디어 혜진배우 봤다. 드디어 찬해를 봤다. 드디어 쥬찬페어를 봤다.
혜진홍 너무 좋았다.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이해 안가던 홍의 행동도 어느정도 이해갔다. 혜진홍한테 설득당하고 왔다. 허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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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 그깟 글, 이라는 대사가 싫었다. 왜 홍이 초한테 저런 대사를 치지? 모든 상황을 지켜봐왔으면서? 그리고 홍도, 그깟 '글'을 쓰게 하려는 해의 마음이었잖아. 아무리 초를 다그치려한다한들 그깟 글이라니. 그랬는데 혜진홍이 나라가 이시국인 마당에 너는 지금 그깟....(사이)(주먹꽉) 그깟 글 때문에...! 이렇게 대사를 친거야. 그 잠깐 사이 정적을 줬는데 와 그 잠깐 정적이 뭐라고 거기서 설득 당함. 물론 홍이 그깟 글, 이라 말한게 진심은 아니었겟지. 근데 그 잠깐 사이에 '글'이 초에게도 홍에게도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지더라. 그만큼 중요했기에 '그깟' 이라는 말을 했던거 같아. 초를 몰아세우려고. 정신차리게 하려고.
초는, 초월하고 싶은 존재. 이상향. 해가 바랬던 이상향. 거울 속에 있던 이상을 꺼내고 자길 가두었던 해. 이상향이었기에 홍은 초가 글을 많이 쓸꺼라 생각했을까. 그래서 초를 몰아세운걸까. 어떻게 됐든 글을 쓰게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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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서 날 떼어내도 난 지워지지 않아
난 입김을 잃은 색소폰
바짝 말라비틀어진 껍데니
혜진홍은 타오르는 생(生) 보단 고난을 이겨내고 인생을 살아내는 생(生) 같았다. 어떻게든 살아나가는 생명력. 쉽게 부러질거 같은데 절대 부러지지 않을거 같았어. 넘어진다해도 다시 일어나서 해와 초를 끌어안고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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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들여다 보는 자. 눈을 가린 손수건이 내려가고, 해를 봤을 때의 표정. 자길 떼어내 거울 속에 가둔 해에 대한 원망스러움. 그럼에도 보고 싶었던 마음. 원망스러움에 눈물이 나면서도 기쁜 감정이 뒤섞인 얼굴로 해를 보던 그 얼굴. 바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해를 보며 장난스럽게 말하던 말투.
ㅠㅠㅠㅠㅠㅠㅠㅠ혜진홍 다 너무 조앗어ㅠㅠㅠㅠㅠㅠㅠ기대 이상으로 목소리 꾀꼴꾀꼴하고 쓰러질거 같은데 절대 쓰러지 않을 단단함이 느껴저서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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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공이후 막공이 다 와가서야 자둘ㅎ인데ㅎ 쥬초 첫공이랑 많이 달라졌다. 나는... 나를 원망한닼!!!!!!! 분통 터트리듯 소리치고 궁지에 몰린 동물처럼 으르렁 왕왕(이라고 첫공 후기에 씀)거리던 첫공과 다르게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몸뚱이에 화내는것도 지쳐서 그냥 살아'가'는 초가 있더라.
기침으로 잠에서 깨서 천장을 바라보던 허망한 눈빛. 나는 왜 또 살아있는거지. 그런 의문으로 천장을 보던 눈빛. 대사도 엄청 낮은 톤으로 치더라. 저음으로, 나긋한데 힘이 다 빠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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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주가 없다.
내가 말엔 에코가 없어.
그만!!! 먼저 외치는 초. 애초에 자기가 질 싸움인걸 알았다는 듯, 내가 재주가 없다고 말하던 쥬초. 생을 끝내고 싶어하는 초가 홍이랑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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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초 총 쏠 때 머리 반동 주는거 왜.......... 왜 안했지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왜 덮쥬가 아닌거지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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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해도 보고 싶었어..! 해->김해경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좋더라. 목소리 변하는것도 자연스럽고 나갔던 정신이(?) 서서히 돌아오는거 같았음. 취조씬에서도 별 일 아닌것 처럼 평이하게 말하는 것도 좋았어. 절망 이후에 원고가 담긴 쓰레기통 끌어안고 울던 찬해경. 버리려고 했던 자기 글을 끌어안고 울어. 한참 울다가 책상 앞에 다시 앉아서 종이 위에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 바다에 닿을 수 있을까. 그 말을 하면서 슬며시 웃던 찬해경의 미소에서 어떤 의지가 보였다. 더 이상 도망가지 않겠다는 그런... 그런 으으이지. 빛날때까지 발광해보겠다는 김해경의 다짐.
이 셋은 연기들은 김해경을, 김해경은 연기들을 감싸안으면서 어떻게든 살아갈거 같더라. 혜진홍의 끈질긴 생명력, 다시 발광하려는 김해경. 그리고 둘을 보며 슬쩍 웃던 쥬초까지. 날자, 날자. 한번 만 더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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