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04 인사이드윌리엄

2021. 3. 16. 11:44

 

어느날 밤. 자야하는데 잠이 안와서 뒤척거리다 예에전에 써둔 글을 봤다. 누가 그랬지 내 취향으로 쓴 내 글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고^^... 후루룩 읽고나니 잘 시간이 훌쩍 넘었었다. 읽을 때는 재밌게 읽어놓고 다 읽고나니 갑자기 우울해졌다. 글 속에 캐릭터는 그 곳에서 아직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데 그 캐릭터를 만든 나는 무얼하나 싶어서.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 이 나이쯤되면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란 기대에 만들었던 캐릭터들이었다. 글 속에 캐릭터는 여전히 그 나이고, 현재의 나는 그 캐릭터보다 더 나이를 먹었다. 그 때는 그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쳐졌다. 아, 나이 먹었구나. 마치라잌 내가 코난을 처음 봤을 땐 도일이가 오빠였는데 지금은 꼬꼬마동생보다 더 어려졌잖아!!!!!!!! 이런 느낌....(존나

 

하튼 그 때 묘하게 기분이 멜랑꼴리했고 이상하게 우울했다. 시간이 멈춘 세계에 살고 있는 문자 속 캐릭터와 그 세계 밖에 살고 있는 나. 내가 글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그 캐릭터들은 그 시간 속에 영원히 멈춰있겠구나. 근데 나는 혼자 나이를 먹어가네? 뭐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진짜 이상했지. 내가 배우도 아니고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글쟁이도 아니고 그냥 심심풀이 재미용으로 휘갈겼던 글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다는게. 새벽감성이엇을지더 모르지ㅎ 그러다 잠들엇고 그 때 기분은 유야무야 씻겨나갔다.

 

근데 오늘 관극하니까, 자기는 원래 검을 잡고 싶었다고 말하는 줄리엣과 시를 쓰고 싶었다는 햄릿을 보는데 그 때 생각이 났고 이번에는 그냥 웃었다. 글의 시작은 작가지만, 이야기를 이어가는건 작가가 아니고 글 속의 캐릭터들이겠구나.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 한들 생을 살아가는건 인간의 으이지인것처럼. 작가 자신이 캐릭터를 만들어간다하지만 이야기를 진행하는건 캐릭터들이구나.

 

그러면서 내 캐릭터들도 멈춰진 세계가 아닌 그 세계에서 자기네들끼리 잘 살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극 내용은 그냥 평이했는데 덕후가 과몰입해서 봤지ㅎ... 원래 극 감상엔 개인의 경험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명작을 써야한다고 골머리를 앓는 셰익스피어를 보니 아힘들어졸라힘들어이렇게힘들어도되는걸까하아국민작가수퍼스타힘든건힘든거야하는 다른 세계의 윌어빠 생각도 나고. 순례자는 입술이 없나요 그럼 손이 입술을 대신하지요, 라 말한 다른 세계의 학생들도 생각났다가.  왜 자꾸 비극을 쓰냐는 사람들의 말엔 비극을 많이 썼다 말하는 다른 안내자도 생각났다. 괜찮을거에요 괜찮을거에요 괜찮을거에요....(이거아님) 스코틀랜드. 세마녀, 잠을 죽였다고 말할 떈 또 어디의 장군님도 생각났지.

 

극 하나에 타극 지뢰가 몇개가 깔린거야ㅑㅑㅑㅑㅑㅑㅑㅑ



ㅇㅏ 근데 객석입장해서 하우스음악 듣는데 순간 이해랑 온 줄 알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같은 작곡가님인가 찾아봣는데 그건 아니엇다. 극 분위기가 완전 이해랑이었는데.

 

로미오는.. 인기가 많은데... 그걸 몰라. 하하로미오버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피식피식 웃다가 하하버스에서 개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진배우 이렇게 웃포 잘 살린 새럼이었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엄청 많은데 나중에 대박. 내 말투 왜이럼. 하는거 갑분 어디의 임프가 생각났지만^^! 

 

로미오의 자유의지는 주인공이 되고싶은거여서 마지막까지 셰익스피어 펜대에 휘둘리는데 그게 제일 로미오가 바란점인게 킬포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인공...!! 석롬 하고 싶은 주인공 다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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