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10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2023. 6. 12. 16:54

 

네엔플 내 취향이 아니고 헤세는 더더욱 내 취향도 아니고 초연후기만 봐도 내 취향 아니란 각이 나와서 재연와도 별 신경도 쓰지 않았으나 별나르 목소리 들으면 옥장판이라도 산다는 후기에 갑자기....... 갑자기 별안간 이끌려 봤는데 역시나 내 취향이 아니었다. 사실 예매하면서도 노취향이랄거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ㅎ 요새 관극도 별로 안하고 찍먹하는것도 좋지~! 했지만 역시는 역시여따........ 넘버가 좋긴했는데 수도원이란 배경에 걸맞게 웅장하고 잔잔하니 아주... 자장가가 따로 없구나ㅎ...

 

하튼 졸다 깨다 졸다깨다를 반복해서 남길 후기도 별로 없는데 그와중에도 기억에 남았던거 몇가지

 

1. 현진배우를 햄넷으로 보고 자둘하는데 오........... 목소리가 이랬다고? 이렇게 묵직한 목소리가 나온다고? 수도원에 골드문트와 현재의 골드문트 목소리가 너무 대비되서 확실히 골드문트가 시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장을 했다는게 확 느껴짐. 어머니, 하고 시작한 목소리가 진짜 어디선가 들어본 신부님() 목소리 같기도 해서 놀랐다. 방황하고, 헤메면서도 어머니를 찾아가려는 목소리에서 신념이 느껴졌다.

 

다시 수도원에 찾아오고, 조각상을 만들고 나르치스한테 떠나야한다고 말하던 햄골드. 나르치스가 가지말라고 붙잡았으면 울면서 가지 않았을거 같더라. 떠나야하는걸 아는데 나르치스한테 듣고 싶은 말이 있었던거 같아서. 골드문트도 나르치스의 감정을 진작에 눈치챘는데 직접 듣고 싶어서 떠보려다가 뱉은 축복해달라는 말. 나르치스. 나를...... 나를... 축복해 줄래요? 하고 싶은 말이 많고 해야할 말이 있지만 하지 못해서 꾹꾹 삼킨 저 정적이 슬펐다.

 

 

2. 아니 근데 햄골드의 저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를 듣고도 그냥 보낸게야? 어떻게 그냥 보낼 수 있어???

 

 

3. 그래놓고 골드문트가 떠난 후에 빈 옆자리 손으로 만지던 별나르. 골드문트가 갑작스레 떠나진 않았을거 같고, 그의 장례까지 치뤄줬을거 같은데 그 허공을 헤짚는 손이 나르치스의 뒤늦은 후회를 보여주더라. 꿈이라도 꾼 듯, 분명 골드문트가 눈 앞에 있었는데 없어서 꿈인지 현실인지 확인하려던 그 손짓... 그 위에 놓아준 묵주와 십자가. 

 

사랑한다고 뒤늦게 말하던 장면과 골드문트가 떠나고 엉엉 울던 별나르는... 좋았다. 이성적이고 모든걸 깨달았다고 생각했지만 자긴 아무것도 몰랐고 이치를 깨달은건 골드문트였던...

 

 

4. 아니 근데 나 진짜 초중후반 가릴거없이 중간중간 대차게 졸았는데 이렇게 이해가 된다고????...... 후기 쓰면서 갑자기 이렇게 인물관계가 이해가 되네?? 싶어서 신기해하는중()

 

 

5. 자기는 지름길에서 하나둘셋 해놓고 나르치스가 건널땐 대뜸 둘~! 하곸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날세. 하고 정정해주는 별나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데미안 읽고 헤세 이 사람은 뭔 소리하는걸까... 했는데 하튼 원작자(?)가 같아서 그런지 보는데 중간중간 데미안 생각이 나더라. 나는 너고, 너는 나고... 조각을 했는데 당신의 얼굴이 보였고. 골드문트, 네가 부르면 난 언제든지 널 찾아갈꺼야. 말하는것도 싱클레어가 하던소리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파괴해야 새로운 세상에 나갈 수 있는 머 그런... 그런 이야기들.  그래서 더 대차게 존거 아닐까(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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