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24 일리아드

2021. 8. 25. 16:12

 

 

이렇게... 개롭고...... 개로운 토할거 같은 관극은 덕생 처음이었다...

내 컨디션이 좀 안좋기도^.ㅜ 했는데 무대 위에 귭나레가 너무... 막...... 어휴; 진짜; 어우; ㅠㅠㅠㅠㅠㅠㅠ 보는 나까지 괴롭고 힘들어서 중간에 탈주할까 생각도 잠깐 함() 배우들 무대위에서 사족보행하고 본체는 건강하세요 이 말 맨날 했는데 김종구씨는 그만 괴로워해도 될듯........... 감정 딥하게 쓴다는건 알고 있었고 내가 귭필모 안본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진짜 이렇게까지 딥딥딥딥딥-딥하게 쓸 줄 몰랐음. 이렇게까지 한다고....? 

 

심해 끝까지 가라앉는 우울한 극 해줬음 좋겠다는 상플에 동의했는데 귭나레 보고와서 동의 철회함. 못보겠다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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귭나레는 무대에 나와서 하나 둘 동전을 던진다. 쨍그랑, 하는 맑은 소리보단 좀 둔탁한? 소리가 남. 여기저기 동전을 뿌리다가 들어오는 관객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봄. 이야기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구나. 사람을 쳐다보다가 어셔가 하는 말에 반응 함. 처음에는 힐끔힐끔 눈치를 보다가 마지막엔 같은 말을 하는 어셔를 보며 신난듯? 웃어. 뭔가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난 사람처럼 웃다가... 어셔가 공연시작하겠습니다 하면 막... 어쩔 줄 몰라함. 괜히 어셔눈치 한 번 더 봤다가 책상 봤다가 어셔 쪽 한번 더 봤다가... 그러다 스피커의 음량을 줄이고.. 이야기를 시작해.

 

귭나레 초반이 가볍게 간다고 했는데....... 가볍긴 가벼운데... 그것조차 무거워보였음. 일부러 텐션 끌어올리려고 밝은 척하는 느낌이 자꾸 드는거야ㅠ 입꼬리고 올려서 한껏 웃다가 0.1초만에 무표정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게 더 무거워보였음. 예에~ 예에~ 예에~~ 하고 노래하고 헤르메스가 들어왔다가 나갔을땐 신나보였는데, 그게 진짜 나레이터의 살아생전... 모습같기도 했고.

 

 

파트로클로스 이야기 시작하고 점점 광기에 물들어가는데.. 전쟁하고 싸우면서도 투구를 팍팍 치는게 진짜 PTSD 온 사람같았음.. 머리 치면서 정신차릴려고 하는게 그 경계선에 있는 사람 같아보였고ㅠ.......... 그러다 정신차려서 안한다고... 안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파트로클로스가 죽을 때... 결과적으론 파트로클로스를 죽인게 헥토르지만 처음에 소년병이 찔렀잖아. 그 소년병이 진짜... 어리고 아무것도 모른채 끌려나온 소년병 같았음. 창을 들고 적군이니까 죽여야하는건가? 어? 어어..? 어쩌지? 어떡해야하지? 그런 표정으로 보다가 눈 꽉 감고 찌르고.. 무서워서 도망친거. 그렇게 파트로클로스가 죽고, 광기에 미쳤던 헥토르에서 나레이터로 다시 돌아와서... 쟈켓을 끌고 책상쪽으로 가는데 팔 부부분이 바닥에 끌려 가더라. 이야기의 흐름을 알고 있어서 그걸 보니 헥토르의... 마지막이 생각나더라.... 마차에 발목을 메달아서........ 성 주변을 벵벵 돌았을........ 헥토르의 마지막이.

 

 

헥토르가 성 안으로 들어와서 안드로마케랑 아스티아낙스를 보러 성벽으로 올라갈때 동전이 짤그랑 하고 바닥에 떨어졌는데.. 이건 귭나레가 노린게 아니고 진짜 움직이다가 우연스럽게 동전이 바닥에 떨어진건데 이게... 헥토르의 미래를 암시하더라......그 우연이ㅠ 떨어진 동전이.. 하필 그 위치도 마지막에 귭나레가 다시 헥토르의 투구를 내려놓는 그 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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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씨는 진짜 죽어본적 있는게 아닌지...? 늙어본적 있는거 아닌지ㅠ? 늙은 아비가 되서 자식을 먼저 잃은 적 있는거 아닌지...? 근데 그 아들의 시체가 적군에 있어 아들의 시체를 받기 위해 적군의 진영까지 가본적 있는거 아닌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본적 있는거 아닌지...? 사람이 아닌거 아닌지ㅠ?(대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진짜 목에 창이 찔려서 죽어가는 사람을 본 적은 없긴한데() 어떻게 그런 소리가 나...? 어떻게 그런 목소리를 낼 수 가 있어...? 어떻게 그렇게 죽어갈 수 있어ㅠ 아킬레스가 한 번 더 창을 찌르니까 컥 소리내면서 목소리에서 바람빠진 소리가 강해지면서 푹.. 고개 숙이는데....... 진짜 죽어본거 아냐?() 찔려본적 있는거 아니냐고ㅠ 아니ㅠ 헥토르만 하는것도 아니고ㅠㅠㅠㅠㅠ 그거하면서 아킬레스 번갈아가면서 하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쳤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안드로마케랑 프리아모스가 울 때 진짜; 그 감정이 너무........ 너무 무겁게 다가와서 나도 모르게 피하고 싶었음. 저 슬픔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더라... 슬픔...? 슬픔보다 더 처절하고..... 뭐라해야하지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 어떤 단어로ㅠ 표현을 못하겠는데 진짜 너무 처절해서 감정 동화도 안되더라. 슬퍼서 눈물이 나는것도 아니고 너무 괴로웠어. 

 

 

그 이전에도 전쟁사 나열할때도... 이 때도 탈주각이() 섰는데. 내가 너무 괴로워서. 내가 토할꺼 같았음... 진짜... 초점 잃은 눈으로 어딘지도 모르는 곳을 계속 쳐다보고 중간중간 계속 더웠어... 더웠어... 하는게 지금 귭나레가 전쟁터 안으로 다시 들어간거 같더라.... 미얀마.. 카불..! 주저 앉아서 카불카불 중얼거리다 뒤돌아서 돌무더기에 토하는데... 오ㅏ......... 나도 같이 토하고 싶었다(?) 이 감정을 어떡하지...? 나레이터는 왜 저렇게 고통받고 있지..? 저렇게 괴로워하는데 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야하는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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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토르와 아킬레스가 서로 마주봤을 때 귭나레는 릴리마들렌을 불러. 거기서 아까 지나간 소년병이 또 겹쳐보이지... 아무것도 모르는 소년들이... 전쟁에 불려나와 서로 총구를 겨누는데... 그 상황자체가 너무 무섭고 떨리는데.. 상대방도 자기와 같은 또래일거 같아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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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반부에 너무 감정이 무거워서. 아프고 아픈.. 아프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데, 하여간 무거운 쓰나미가 그대로 나한테 덮쳐와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공연 끝나고 뒤도 안돌아보고 빠져나왔다. 도망치듯 빠져나왔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평온해지니........ 갑자기 그곳에 있을 귭나레가 생각나는거야..... 불현듯... 뭔가 괴물을 피하기 위해서 소중한 사람 손을 잡고 막 열심히 뛰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나 혼자 뛰고 그 사람이 저어 멀리 쓰러져있는걸 본 기분...? 그래서 다시 그 쪽으로 가야하는데.. 괴물이 점점 다가와서 그 쪽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도망가지도 못하고 거기 멍하게 서 있는... 그런 기분이 들더라.. 

 

나는 그곳을 벗어나서... 일상을 사는데 귭나레는 아직도ㅠ 거기 갇혀있을꺼아냐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갇혀있다가 사람들이 오면... 오늘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걸까? 기대했다가 공연시작합니다, 라는 어셔의 목소리가 들리면 또 이야기를 할 꺼고... 또... 분노에 휩싸이고.... 분노를 놓아줬다가...... 다시... 처음으로..... 다시... 다시...ㅠ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었으면 해.

 

귭나레는 '정말' 이란 단어를 넣는데. 나레이터의 간절한 소망인거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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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귭이 각 인물 하나하나를 엄청 세세하게 연기하더라. 아가멤논은 진짜 저놈의 입입입하고 입 한대만 때리게 해줘싶었고^^ 아킬레스는 부드럽게 표현한게 신기했음. 웅나레랑 석나레는 아킬레스를 영웅! 으로 표현했거든. 목소리도 안광도 강하게 나타냈는데 아킬레스 목소리를 평소 말하는 톤으로 하더라. 근데 아킬레스가 영웅은 영웅이라, 그렇게 부드럽고 평온하게 말하면서 말에 힘이 있는거 있지... 상대를 부드럽게 제압하는 그 목소리... 이게 신기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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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져?

암전 후 나오는 나레이터의 목소리.

 

아직도 전쟁의 한가운데 있는 귭나레는........ 나레이터가 말해주는 일리아드 이야기보다 이야기를 전해주는 나레이터 모습을 보고... 전쟁의 참혹함을... 전달하려는거 같음. 

 

 

이 극을 본 이후에 일상을 살다가 나레이터들을 한 번씩 생각해줫음 좋겠다는 달중쌤 말을 귭나레 보고 이해함. 예... 아주... 아주 성공하셨습니다 달중쌤 천재만재^.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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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와 나는 하프음역대가 그렇게 넓은 줄 몰랐어. 막연히 챠르릉 하는 고운 선율만 생각했는데 하프에서 그렇게 낮은음이 나올 줄도 몰랐고 끼기긱 거리는 스산한 소리가 나올 줄도 몰랐다. 무엇보다 하프 바닥을 퉁퉁 칠 때마다 북소리가 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프에서 북소리가 난다니까요!?!? 게다가 공명까지 한다니까요;;; 미침; 

 

트로이 이야기할때랑 아킬레스 방패 만들 때... 나 게임 속에 있는 줄 알았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로이 설명할때 챠르릉챠르릉 이소리가 트로이를 배경으로 한 게임 속 광장에 있는거 같았음. 소리 너무 이뻤어. 이뻤다고 밖에 표현 못하는 나으 어휘실력이 아까울 만큼 소리가 너어어ㅓㅓㅓㅓㅓㅓ무이뻤다. 이뻤어. 내가 순간 트로이 사람이 됐다니까.

 

그리고 하프에 무지했던........ 사람이라... 방패 만드는 장면은 상상이 안갔는데....... 와........ 하프에서 그런 소리가 난다구요... 나 또 게임속에 있는줄2222 대장간에서 헤파이토스가 깡깡 망치 두들기면서 방패 만들고 있는거 내가 봤다. 내가 봤다고... 대장장이가 깡깡 소리 내면서 불타는 철덩이 제련하고 있는거 내가 봤다고ㅠ 내 눈에 보였다고!!!!!!

 

그리고ㅋㅋㅋㅋ 파리스 이야기하면서 내가 더 잘생겼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날 오블쪽에서 푸흡- 육성으로 터지는 소리 들려서 객석도 터지곸ㅋㅋㅋㅋㅋ 귭나레도 내가 더 잘생겻다니까아~ 하고 기화뮤즈분도 같이 웃음 터지셨더랔ㅋㅋㅋㅋㅋ.... 

 

하튼, 하프 너무 신기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하프소리가 있어서... 잠깐이라도 숨 돌릴 틈이 생긴듯. 챠라랑 할때마다 정화되는거 같음. 심신의 안정. 그래서 달중썜이 왜 귭한테 하프 붙여줬는지 이해감. 물론 귭은 그걸....... 채찍질로 사용했지만ㅎ..........ㅎㅎㅎㅎㅎ...... 하프 너무 좋았음... 기화뮤즈분 맨발로 나오셔서 ㅇㅁㅇ......... 놀랐는데 발찌를... 차셨는데 그게 또 족쇄처럼 보여서... 뮤즈도 나레이터와 갇히 이 곳에 갇혔구나...(과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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