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29 오펀스

2019. 9. 2. 17:44

 

오펀스 / 정경순 최유하 최수진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딸아

 

 

이번 오펀스 젠더프리에 탱연출은 사람이야기엔 성별이 필요없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이라면 다 똑같다 생각한다. 성별적특성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어떤 상황을 맞딱들였을 때 캐릭터를 나타내는건 성별이 아니고 그 캐릭터가 가진 성격, 특성이지. 그래서 탱연출의 말에 공감했는데 여배페어 첫공불판에 딸이라고 이야기해서 굳이? 생각을 했는데 직접 보고 오니까 다르게 느껴지더라.

 

지난 더뎁 후기에서도 썼는데, 같은 캐릭터를 남/녀 나눠서하면 '내'가 받아들이는게 다르더라.

어른이 되기 위한 수십가지 수만가지 과정을 통째로 건너뛰고 강제로 어른이 되버린 트릿. 그 앞에 나타나서 마지막에 괜찮다고 넌 네가 할 일을 다했다며 격려해주는 해롤드. 그리고 이걸 연기하는 배우가 모두 여자고, 그걸 보는 사람도 여자일 때. 살아오면서 겪었던 상황들이랑 맞딱들이게 되더라. 유하트릿보면서 모든걸 감내하고 나보단 가족을 위해 살아왔을 대한민국의 장녀들이 생각나더라. 너는 장녀니까 참아야지, 장녀는 살림밑천이라며 '내'가 지워졌던 장녀들, 여자. 누가 그 대사가 그런뜻이 아닐까? 라고 해석한것도 아닌데 그냥 그 대사가 나한테 그렇게 다가왔다. 연출은 사람이야기를 한다했지만 배우들은 사람에 포함되지 못했던 여자들 이야기를 하는거 같았다.

 

극 흐름으로 보면 갑자기 딸이라고 해서 읭? 할 수 도 있는데 비평가에서도 그랬듯, 젠더프리 했을 때 무대 위엔 남자캐릭터를 연기하는 여자배우가 아닌 그 캐릭터만 남아있으니까. 극 내내 해롤드, 트릿, 필립으로 있다가 그 짧은 순간에 배우들이 이 극을 통해 던지고 싶은 메세지를 던진 순간 아, 이래서. 하고 깨닫지 않을까. 객석에 앉은 여자관객들한테 그동안 잘 살아왔다고 극이, 배우가 다가와서 어깨를 주물러주니까. 나는 맘에 든다. 좋다.

 

 

1. 유하시 너모 잘생겼다. 해롤드랑 필립이 산책나가고 텅 빈집에 와서 켜진 쳐다보는 옆모습이 너모 잘생김. 역시 사람은 코가 잘생겨야해(?)

 

필립이 무슨 말을 꺼낼 때 마다 제 손을 떠나갈까 두려움과 무서움이 섞인 눈으로 필립을 보는 유하트릿 눈빛이 좋았다. 어떻게 그걸 알지? 필립은 저를 추궁하는 눈빛이 무서웠겟지만 그 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트릿을 생각하니 트릿 너무 짠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기도 무서우면 엄마코트 끌어안고 냄새맡으면서 진정하고 싶었을텐데.

 

2. 경순해롤드 딕션이 좀 더 좋았으면 좋겟어오....

 

3. 수진필립 1막때 너모 귀여워어어어ㅓㅓㅓㅓ 수진필립은 이미 뭔갈.. 알고 있는데 트릿을 위해 모른척 살아온거 같다. 누군가 뒤에서 등을 살짝만 밀어줘도 앞으로 쭉쭉 걸어나갈 필립같았어. 사랑스럽고 똑똑하고. 해롤드를 통해 새로운걸 배울때마다 눈이 반짝반짝였다. 수진배우 내가 너모 사랑해

 

4. 보스, 저도 칭찬해주세요.

 

필립이 해롤드를 통해 새로운걸 하나둘씩 배우고 격려를 받을 때 마다 트릿도 격려를 받고 싶어한다. 다만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어떻게 사랑받는지 알 듯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트릿은 해롤드가 주는 격려가 낯설고 무서웠겠지.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그래도 필립은 트릿의 보호아래 트릿의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트릿을 보호해줄 어른이 아무도 없었으니까ㅠ 해롤드가 죽을 때도 울고 있는 필립 옆에서 그 사람 죽었다고 냉정한척 말하다가 손을 잡은 후에야 제가 그동안 느끼고 싶었던게 이런 따뜻한 손이었단걸... 나중에 깨달은 트릿이ㅠㅠㅠㅠㅠ 너모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짠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트릿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 초연때 2관에선 무대 바로 위에 전구가 있었던거 같은데.. 밤 이야기할때랑 가로등씬에서 전구켜지는 효과음은 나는데 고갤 들어도 전구가 안보여서 왜ㅠ 1관으로 왔다고 전구 다 빼먹엇냐ㅠ 이거 보려고 2층도 가구 그랬는데ㅠㅠㅠㅠ 했는데 좀 더 고갤 드니 객석 쪽에 전구등이 있더라..! 보려면 H열 이후로 가거나 2층가서 봐야할듯..? 역시 이번에도 조명보러 2층을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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