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0 로빈

로빈 / 김종구 임찬민 최석진

 

그리고 또 고마워 아빠 마음이 내게 전해져

그 힘으로 난 평생을 살겠지

살아가다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면 꺼내볼게

이 순간을

 

 

1. 귭로빈 보고오니... 모든게 처음인 초보아빠여서 뉴빈도 더 클 수 있는데. 루나가 성장하는것처럼 뉴빈도 루나와 새로운 기억을 쌓으며 더 많이 크고 성장할 기회를 뉴뉴빈이, 아니 인간 로빈이 미리 빼앗은거 같았다. 네 역할은 여기까지야. 더 이상은 안돼.

 

왜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 왜 안돼는데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 인간 로빈 니가 먼데ㅠㅠㅠㅠ 멀알아ㅠㅠㅠㅠㅠㅠㅠ 멀알아서 수명을 10년으로 정해놓냐!!!!! 천재라면서 천재라면서 방사능이 10년안에 없어지겠냐고ㅠㅠㅠㅠㅠㅠ 엉엉 니가 멀알아ㅠㅠㅠㅠㅠ 왜 귭로빈한테 기회를 빼앗는데ㅠㅠㅠㅠ 왜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귭로빈은 정말 6살 루나에 맞춰 프로그래밍 된 거 같았다. 우주에 와서 10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귭로빈의 루나는 6살이어서 옛날에 루나는 이러면 좋아했는데 왜 지금은 안 좋아하지? 를 이해를 못해. 대사 그 대로 시스템 오류가 생겨.(정전되고 계단에서 루나 안아주고 괜찮다고 자장가 불러주며 진정시키는게 루나를 아직도 6살로 생각하는 대표적인 예) 오류가 생기면 다시 잡아줘야하는데 귭로빈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지구로 돌아가야하는 큰 책임도 가지고 있음. 그 사이에 루나는 훌쩍 커버리고, 자기가 이만큼 컸는데도 6살 애취급하는 아빠가 짜증나. 

 

그러다 자기가 곧 일주일 뒤에 죽는데. 지구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자기가 죽는데. 인간 로빈이 지구를 떠나면서 제일 먼저 루나를 걱정했던것처럼 우주의 로빈도 제일 먼저 루나를 걱정해. 자긴 아직 루나랑 해보지 못한게 너무 많은데 죽는대. 어떡하지. 루나를 위해 복제인간을 만들고 죽기 전까지 루나와 가까워지려 하는데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해. 그 와중에 가슴이 아파오고 환청이 들려. 내 목소리로. 

 

레온을 부르니 자기'도' 복제인간이래. 어떻게 자기가 복제인간일 수 있어..? 루나가 태어난 날이 아직도 선명한데. 이럴리 없어. 루나야, 루나야..! 루나를 부르며 방에 들어가려다 멈추고 계단에 주저 앉았어. 아빠 안 자? 루나의 목소리가 들리고 울음을 감추고 밝은 척 해. 루나는 방에서, 로빈은 계단에서 서로 목소리만 들은 채 이야기를 나눠. 아빠 뒤로 빛이 들어오고 아빠가 내 머리 위에 손을 얹어두고 이렇게 말해줬어. 아픔아, 사라져라. 그 기억때문에 우주에서 사는거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 아빠,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나 이제 아빠 말 다 들어줄 수 있어. 진짜야...? 응, 진짜. 

 

잘 자라는 말도 제대로 못 마치고 허겁지겁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주저 앉아 울던 귭로빈. 한참을 울다가 손수건으로 눈물 닦고 말 해. 다 컸네.  마냥 작은 6살 아이인 줄 알았는데. 이 작은 우주벙커안에서 아이가 저만큼 자랐구나.

 

 

3. 부모도, 부모가 처음이어서 아이를 키우면서 같이 자란다는 말을 봤는데 귭로빈도 루나와 같이 성장하더라. 앞으로 루나가 더 많이 커갈동안 귭로빈도 같이 성장할텐데... 그럴텐데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ㅠㅠㅠㅠ 왜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 귭로빈의 성장이 여기서 끝인데퓨ㅠㅜㅠㅠㅠㅠㅠㅠㅠ

 

 

4. 모든게 처음인 귭로빈이라. 루나가 화를 내는것도 자신에게 선물을 준 것도 생일이라며 케익을 준 것도 처음이라 모든게 감격스럽고 기뻤던 귭로빈. 루나가 소설책을 선물로 줄 때 이걸.. 이걸.. 제대로 말도 못 잇고 표지만 만지작만지작 거려. 루나가 오늘이 아빠생일이라고 했으니까. 마지막까지 고깔모자 쓰고 생일선물로 받은 소설책을 품에 꼭 껴안고 서서히 전원이 꺼져가. 안녕, 내가 사랑한 모든것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인간로빈 니가 대체 멀알아8ㅁ8!!!!!!!!!!!!!! 멀알아 이인간아아앙아ㅠㅠㅠㅠㅠㅠㅠ

 

 

5. 뉴빈이 너무 슬픈데 뉴뉴빈 디텔은 또 좋아서 머리 깸. 벙커로 다시 돌아와서 어색하게 천천히 계단 내려오다가 짜잔~! 하면서 밝게 웃으며 루나 보는거. 그리고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손수건 꺼내서 꼭 쥐고 있다가 루나 눈물 닦아준거. 

 

너만의 아빠가 되라는 뉴빈의 말을 기억하고 하나씩 실천해가는 또다른 초보아빠.